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 동안 상속세 징수액과 증여세 징수액의 위치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증여세가 훨씬 많던 시대는 끝났고, 이제 상속세가 증여세를 3조 원 이상 앞서갑니다. 이것이 부자 세대의 자산 이전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증여세가 더 많았던 시대는 끝났다
2020년까지만 해도 상황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증여세 징수액이 상속세를 꾸준히 앞서갔습니다. 2016년만 해도 증여세 징수액은 3조 3551억 원이었고, 상속세는 1조 9949억 원이었습니다. 증여세가 상속세보다 1조 3602억 원 많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2021년부터 극적인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상속세 징수액이 전년 대비 77% 폭증하면서 증여세 성장률(24%)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이후 매년 상속세는 늘어났고 증여세는 줄어들었습니다. 2025년에는 상속세 징수액이 10조 393억 원이 되었고, 증여세는 6조 4406억 원으로 내려앉았습니다.
결과는 명확합니다. 상속세가 증여세를 3조 5987억 원 앞질렀습니다. 과거 10년간 상속세 징수액은 8조 444억 원 상승했고, 증여세는 3조 855억 원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증가했지만 상속세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던 것입니다.
정부의 세제 개편이 자산 이전 전략의 판을 바꿨다
이런 극적인 변화는 정책이 바꾼 결과입니다. 2020년 말부터 정부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개편하기 시작했고, 2021년부터 본격 시행했습니다(e-나라지표(국가통계포털)). 신고세액공제 인하, 공익법인 관리 강화 등 여러 조치가 담겨 있었습니다.
정책의 효과는 즉시 나타났습니다. 2021년 상속세 과세인원은 12,749명으로 전년 대비 25.2% 늘어났고, 총결정세액은 49,110억 원으로 16.1% 증가했습니다(e-나라지표(국가통계포털)). 부자 세대가 정부 정책을 읽고 자산 이전 방식을 바꿨다는 신호였습니다.
반대로 증여세는 2021년 이후 줄곧 내려가고 있습니다. 증여세 징수액이 2021년 80조 6141억 원에서 2024년 5조 6541억 원까지 매년 감소했습니다. 생전 증여로 자산을 나누는 전략을 포기하고, 상속으로 가는 세대가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자산 가치 폭등이 생전 증여를 어렵게 만들었다
정책만으로는 이 현상을 설명하기 부족합니다. 2020년대 초 한국의 부동산과 주식 자산 가치가 크게 올랐습니다. 중장년층이 보유한 재산의 평가액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왜 문제일까요? 자산 가치가 높아질수록 생전에 증여하려면 증여세를 더 많이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억 원짜리 집을 아들에게 주는 것과 10억 원짜리 집을 주는 것은 증여세 부담이 완전히 다릅니다. 정책 강화와 자산 가격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자, 부자 세대의 선택지는 극도로 제한됐습니다.
결국 많은 부자 가정이 ‘지금 주기’라는 선택을 포기했습니다. 상속 시점까지 자산을 보유한 채로 두기로 바꾼 것입니다. 이것이 상속세 징수액의 급증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상속세 급증은 세금 회피 전략 포기를 반영한다
부자 세대가 전략을 포기했다는 것은 수치로도 명확합니다. 상속세 징수액은 2022년 7조 6113억 원, 2023년 8조 5444억 원, 2024년 9조 6440억 원으로 매해 증가했습니다. 이제는 줄어들 기미가 없습니다.
한편 증여세는 2021년 이후 모든 연도에서 줄어들었습니다. 지난해(2024년) 5조 6541억 원에서 올해(2025년) 6조 4406억 원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2021년 최고점(8조 6114억 원)의 75% 수준입니다. 이 추세는 정책과 자산가격이 유지되는 한 역전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달리 말하면, 한국의 부자 세대도 이제 ‘세금을 내는 구조’로 전환했다는 뜻입니다. 과거처럼 세제 공백을 이용한 자산 이전이 아니라, 세금을 각오하고 상속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상속을 앞둔 세대는 지금 바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이것이 당신의 가정에 무슨 의미인지는 명확합니다. 향후 상속을 받을 예정이거나, 자산을 물려줄 계획이 있다면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높아진 상속세 부담을 감당하기 위한 준비가 필수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세무 전문가와 함께 세 가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첫째, 예상되는 상속 자산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입니다. 부동산, 주식, 예금 등 모든 자산의 현재 가치를 파악해야 상속세 규모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둘째, 상속세 공제 제도와 특례 활용 방안을 미리 검토하는 것입니다. 농지 특례, 중소기업 할인, 배우자 공제 등 현재 적용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납부 자금 계획입니다. 상속세는 상속 개시일부터 10개월 내에 내야 합니다. 부동산을 팔아야 할지, 미리 유동자산을 확보할지 판단해야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상속을 맞으면, 예상치 못한 납부 부담이 당신을 덮칠 것입니다. 지금 움직이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습니다.
자료: 국세청 국세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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