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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의료비 비중이 내려갔는데, 환자 지갑은 왜 여전히 무거울까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가계가 직접 내는 의료비 비중은 22.7%에서 16.7%로 낮아졌습니다. 그런데 2022년 이후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비중이 내려간 것이 실제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뜻일까요?

가계 직접부담 의료비 비중 추이
가계 직접부담 의료비 비중 추이

최저점에서 돌아선 가계 의료비 부담, 상승 신호가 나타나다

2015년 22.76%에서 시작한 가계 직접부담 의료비 비중은 2022년 16.02%까지 내려갔습니다. 7년간 꾸준히 하락한 것입니다. 그런데 2023년 16.42%, 2024년 16.66%로 2년 연속 상승으로 돌아섰습니다. 가장 낮았던 지점을 기점으로 방향이 바뀐 셈입니다.

이 반전은 우연이 아닙니다. 통계 숫자가 반 이상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는 것은 그 안에 구조적인 변화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비중이라는 지표 뒤에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보험 급여 확대가 만든 7년의 하강, 그 한계가 드러나다

2015년 이후 한국의 건강보험 정책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을 포괄하는 것에서 벗어나 보장 범위를 넓히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이 시기 건강보험의 중심 의제가 인구 범위 포괄에서 급여범위 확대로 전환되었습니다. 즉, 이미 보험에 들어 있는 사람들이 내는 돈 중 보험이 지원하는 부분을 늘린 것입니다.

이 정책이 2015년부터 2022년까지 가계 비중을 6.7%포인트 내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췄습니다. 급여를 계속 확대한다고 해서 가계 비중이 무한정 낮아지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보험 재정도 유한하고, 의료비 전체가 증가하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는 한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가계 직접부담 의료비 비중 주요 수치
가계 직접부담 의료비 비중 주요 수치

의료비 총액이 2배 가까이 늘어난 동안, 비중만 낮아졌다

여기서 중요한 착각을 풀어야 합니다. 비중이 낮아졌다는 것이 환자가 내는 절댓값이 줄어들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전체 의료비는 69.7조 원에서 138조 원으로 약 2배 증가했습니다. 가계의 몫이 비중상 낮아진 이유는 보험이 더 많이 대신 낸 것도 있지만, 전체 파이 자체가 커진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겠습니다. 전체 의료비가 100에서 200으로 늘어나고, 가계 부담이 25에서 35로 늘었다면 비중은 25%에서 17.5%로 내려갑니다. 비중만 보면 개선된 것 같지만, 환자 지갑에서 나가는 실제 금액은 10만큼 더 많아진 것입니다. 2023년부터 비중이 다시 오르는 것은 이제 보험의 확대 효과가 의료비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비급여가 계속 늘어나는 구조, 비중 상승의 진짜 원인

비중이 올라가기 시작한 이유를 더 정확히 이해하려면 ‘비급여’를 봐야 합니다. 비급여란 건강보험이 지원하지 않는 의료 서비스와 약물을 말합니다.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비급여 항목이 전체 실손의료보험 지급금의 약 60%를 차지합니다. 환자가 보험사에 청구하는 금액의 절반 이상이 보험이 원래 보장하지 않는 것들이라는 뜻입니다.

의료비 전체는 계속 늘어나는데, 그 증가분 상당 부분이 건강보험이 커버하지 않는 비급여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급여 항목의 확대는 계속되고 있지만, 의료 현장에서 새로운 치료법이나 첨단 장비, 선택 진료 같은 비급여 항목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보험의 보장 범위 확대가 환자 부담을 완전히 덜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의료비를 계획할 때 알아야 할 것

‘가계 의료비 비중이 낮아졌다’는 통계만 믿고 앞으로의 의료 준비를 하면 위험합니다. 비중이라는 지표는 분자(환자가 내는 돈)와 분모(전체 의료비) 모두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의료비는 고령화와 함께 계속 증가할 것이 확실하고, 2025년 의료개혁에서 비급여 적정관리 혁신방안과 관리급여 제도 신설이 추진 중입니다. 이런 정책 변화는 개인이 지는 의료비 부담의 형태를 바꿀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비율 하나만 보기보다 실제 의료비 지출 추이를 함께 확인하고, 고령 부모가 있다면 장기적 간병 계획을 더 구체적으로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실손의료보험 같은 보충 보험의 구조가 2025년 어떻게 개편되는지 주시하면서 가입 시기와 보장 범위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비중이 내려갔다는 소식에 안심하기보다는, 의료비 절댓값의 증가 속도에 발맞춰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가계 직접부담 의료비 비중 최근 흐름
시점 %
2019년 17.63
2020년 17.57
2021년 16.20
2022년 16.02
2023년 16.42
2024년 16.66

자료: 통계청 KOSIS(OECD)

※ 정보 제공 목적의 자료이며, 이에 근거한 판단의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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